암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특히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이라는 진단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치료를 이어가며 하루라도 더 연명할 것인지, 아니면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지키는 완화의료로 방향을 바꿀 것인지. 단순히 생명의 길이를 늘리는 것을 넘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1. 말기 암 치료의 현실 – 생명 연장과 삶의 질 사이
말기 암 환자에게 제공되는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는 종종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항암제 투여로 생명을 수주 연장할 수 있지만, 극심한 통증·구토·면역력 저하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2023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말기 암 환자의 약 68%가 연명치료를 선택했으나, 그중 절반 이상은 치료 중 증상 악화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이처럼 치료의 목적이 ‘생명 연장’에만 집중될 경우, 환자 본인의 존엄과 일상적 만족도가 희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 있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2. 완화의료의 의미와 효과 – 고통을 줄이고 존엄을 지키다
완화의료(Palliative Care)는 단순히 ‘치료 포기’가 아니라, 환자의 통증을 관리하고 불안을 완화하며 남은 시간을 가치 있게 살도록 돕는 접근 방식입니다.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기관은 170여 곳으로 확대되었고, 완화의료를 경험한 환자 가족의 82%가 “환자가 편안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완화의료의 구체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통증·호흡곤란·불면 등 주요 증상 완화
- 심리적 안정감 확보 및 가족 지지 강화
- 불필요한 입원·검사·치료 감소로 의료비 절감
이처럼 완화의료는 말기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습니다.
3. 환자와 가족의 마지막 여정 – 준비와 선택의 힘
말기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불안·슬픔·죄책감을 동시에 겪습니다. 하지만 완화의료를 선택한 많은 가족들은 “마지막을 함께할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다”고 회고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환자가 직접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한 경우 완화의료 이용률이 6배 이상 높았으며, 남은 시간이 더 평온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가족과 의료진이 신뢰 속에서 협력할 때 마지막 여정이 더 존엄하게 완성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완화의료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니라, 남은 삶을 ‘가장 삶답게 지키는 선택’입니다.